상대평가 vs 절대평가, 현장에서 겪어보니

상대평가 vs 절대평가, 현장에서 겪어보니

HR 일을 하다 보면 매년 연말이 되면 꼭 한 번씩 머리가 지끈거리는 시즌이 온다. 바로 인사평가 시즌이다. 나는 2014년부터 인사 업무를 해왔는데, 그동안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둘 다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장단점이야 누구나 알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는 직접 겪어봐야 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좀 솔직하게 해보려 한다.

사무실에서 평가 서류를 검토하는 HR 담당자의 모습

상대평가의 현실: 잘하는 사람도 못 받는 S등급

상대평가는 말 그대로 직원들을 서로 줄 세우는 방식이다. 보통 S-A-B-C 같은 등급을 쓰고, 각 등급별로 비율을 미리 정해둔다. 예를 들어 "S는 10%, A는 20%, B는 50%, C는 20%" 이런 식이다.

현장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아무리 봐도 올해 정말 잘한 직원인데 배분율이 꽉 차서 상위 고과를 못 주게 될 때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직원 입장에서는 더 억울하다. "내가 왜요?"라는 질문에 "비율이 다 찼어요"라고 말하는 건... 솔직히 HR 입장에서도 면목이 없다.

"열심히 했는데 고과가 낮은 건 내 능력 때문이 아니라 팀 운이 없어서라는 건가요?"
— 상대평가 운영 당시 한 직원의 피드백

이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팀 전체가 잘한 해에는 누군가는 억울하게 하위 등급을 받아야 하는 구조. 이게 상대평가의 구조적인 한계다. 반면 장점도 분명히 있다. 조직 내에서 누가 진짜 잘하는 사람인지 식별하기가 쉽다는 것. 탁월한 인재를 찾아내는 데 있어서는 상대평가가 훨씬 명확하다.

직원 평가 등급 분포를 나타낸 막대 그래프 예시

절대평가 도입 후 생긴 뜻밖의 문제들

그래서 우리 회사도 한때 절대평가로 전환을 했다. "기준만 충족하면 누구나 좋은 고과 받을 수 있다"는 논리였고, 처음엔 반응이 좋았다. 그런데 운영을 해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튀어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상위 고과 인플레이션이었다. 기준을 충족하기만 하면 A를 줄 수 있으니, 관리자들이 웬만하면 다 A를 주기 시작한 거다. 결과적으로 A가 넘쳐났고, 진짜 S를 받은 직원들만 두드러지는 구조가 됐다. 그러자 B나 C를 받은 직원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A가 이렇게 많으면 B는 사실상 하위 평가 아닌가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 절대평가는 고과 기준의 공정성보다 평가자의 관대함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관리자가 엄격하면 그 팀 사람들만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관대한 관리자 밑에 있으면 덕을 보는 식이다. 이건 또 다른 의미의 불공정함이다.

또 하나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인상률이다. 고과 등급 간 급여 인상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열심히 해봤자 월급 차이가 별로 안 나네"라는 냉소가 퍼졌다. 평가 수용성이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구분 상대평가 절대평가
핵심 원리 구성원 간 비교 후 등급 배분 절대 기준 충족 여부로 등급 결정
강점 우수 인재 식별 용이, 변별력 확보 배분 제한 없음, 양성 파견 기준 충족 쉬움
약점 잘해도 비율 때문에 상위 등급 불가 고과 인플레, 평균 고과의 상대적 하락감
평가 수용성 낮음 (비율 불만) 낮음 (인플레 불만)
관리자 부담 높음 (줄 세우기 부담) 중간 (기준 해석 차이 발생)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비교하는 인포그래픽 이미지

그래서 우리가 택한 방향: 피드백 체계화

어떤 평가 방식을 써도 완벽한 답은 없다. 솔직히 HR 일 10년 넘게 하면서 내린 결론이 그거다. 평가제도 자체보다 평가 운영의 질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

우리가 선택한 보완책은 수시 피드백 체계였다. 연말 한 번의 평가로 모든 걸 결정하지 말고, 분기마다 부서장과 부서원이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일정을 만들어 공유하도록 했다. 물론 형식적으로 흐르는 경우도 많다는 걸 안다. 관리자들이 바빠서 미루고, 결국 형식적으로 체크만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가 있었다. 피드백 대화가 생기면서 직원들이 "내가 어디서 잘했고 어디서 부족한지"를 연말 전에 미리 알게 된다. 그러면 최소한 "왜 이런 고과를 받았는지"에 대한 충격이 줄어든다.

절대평가를 운영할 때는 해외 파견이나 양성 교육 프로그램 참여 기준을 맞추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실용적인 장점도 있다. 상대평가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비율 때문에 A를 못 받아 파견 기회가 날아가는 경우가 생기는데, 절대평가는 그런 억울함이 줄어든다. 반면 상대평가는 조직 내 탑 퍼포머를 식별하고 핵심 인재를 명확히 구분할 때 여전히 유용하다.

결국 두 방식 모두 한계가 있다. 어느 쪽을 쓰든 그 한계를 인식하고, 운영 방식으로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향이다. 완벽한 평가제도를 찾기보다 지금 가진 제도를 잘 운영하는 것, 그게 HR이 해야 할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떤 게 더 공정한가요?

A. 어느 쪽도 완벽히 공정하지 않습니다. 상대평가는 비율 제한이, 절대평가는 평가자 관대함의 차이가 공정성을 해칩니다. 운영 방식이 더 중요합니다.

Q. 절대평가에서 고과 인플레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평가 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하거나, 등급 간 급여 차이를 벌려 변별력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동시에 수시 피드백으로 수용성을 높이는 게 효과적입니다.

Q. 해외 파견 기준으로는 어떤 평가 방식이 유리한가요?

A. 절대평가가 유리합니다. 비율 제한 없이 기준만 충족하면 상위 고과를 받을 수 있어 파견 자격 요건을 맞추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Q. 평가 수용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나요?

A. 연말 평가 한 번에 의존하지 않고, 분기별 1:1 피드백 미팅을 정례화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형식적이더라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 체감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Q. 중소기업에서는 어떤 평가 방식이 더 적합한가요?

A. 인원이 적을수록 상대평가의 비율 적용이 어려워 절대평가가 현실적입니다. 단, 평가 기준을 명확히 설계하지 않으면 관리자 재량에 따른 편차가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